BL선택의 역설

초월

16

1월 1일, 무려 스무 살의 첫날. “나, 게이야.” 우준은 13년 지기 가원에게서 충격 고백을 듣는 것으로도 모자라, 가원과 함께 정체불명의 이세계에 떨어진다! 상자 안에서 발견한 기묘한 책을 통해 이쪽 세계에서 가원이 태자와 뒹군다는 미래를 알아 버린 우준. 제 소중한 친구를 지키겠다는 쓸데없는 사명감에 불타오르지만 노력과는 다르게 정작 우준 자신에게 묘한 일이 일어나는데……. “알았어. 보채지 마. 당장 박아 줄게.” 소중한 친우 가원은 자신에게 달라붙어 오고, “이제 같은 배를 탔으니,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봐야겠지?” 재수 없는 태자는 툭하면 저를 불러 대질 않나, “우준 님의 이 단호한 손으로, 저를 한 번만 더 때려 주십시오.” 변태 성욕자 한 낭중은 때려 달라며 찾아오는 데다, “신참, 이리로 와. 그 귀여운 엉덩이 끌고 튀어 오도록.” 엉덩이에 집착하는 상사까지! ……과연, 이 세계에서 무사히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 <미리보기> “야, 야, 인마! 지금 대체 뭐 하는……!” 스르륵. 가원의 날렵한 턱선을 타고 그의 머리카락이 흘러 내려와 우준의 뺨을 간지럽혔다. 우준은 자신의 짧은 생각을 드넓게 넘은 자세를 보고 뒤늦게 당황해 항의했다. “익숙해져, 나한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가 네게 언제 어디서 닿아도 놀라지 않게. 할 수 있어. 해내야 되는 거잖아.” “아, 아니, 굳이 거기까지는 안 해도…….” “해야 해. 그래야 날 제대로 지킬 수 있어.” 그래도 이런 것까지는 진짜 아닌 것 같은데……. 꿀꺽. 우준은 괜스레 입 안이 텁텁해져 오는 것을 느끼며 애써 마른침을 삼켰다. 가원은 그의 긴장 따위야 아무래도 좋다는 양 손바닥을 넓게 편 채 스르륵 우준의 옆구리를 쓸어내렸다. 움찔! 우준의 몸이 저절로 높이 튕겼다. “자, 잠깐! 마…… 만지는 건 좋은데, 좀 이상하게 만지는 거 아니냐?” “이상한 게 어떤 건데?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이상한데?” “어, 그건 잘 모르겠…… 야, 야! 손 넣지 마!” 불쑥. 가원의 손이 우준의 옷 안으로 침입했다. 맨살과 맨살이 닿는 선명한 감각에 우준이 식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가원의 손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우준의 복부에 자리한 근육 선을 스윽스윽 자유롭게 훑어 댔다. “긴장했어? 덜덜 떨리네. 긴장하지 마. 다 우리를 위해서 하는 일이야.” “그, 그래도…… 그래도 꼭 맨살을 만질 필요는 없잖아?” “옷 위보다야 당연히 맨살의 감촉이 더 기억에 남지. 그냥 얌전히 있어.” “하, 하지만, 하지만……!” “또 왜?” “하지만 난 처음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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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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