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남주와 장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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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실리 백작가가 뒤집어졌다. 다름 아닌, 집안의 가장이자 첫째, 멜리아나에게 청혼서가 날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그 악명 높기로 소문난 바르칸 대공에게서 말이다. 바르칸 이아노. 시중에서 베스트셀러로 판매되고 있는 공포 스릴러 소설 주인공의 모티브가 되는 남자. 이따금씩 짐승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는 저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보육원 아이들을 실험체로 쓴다는 남자, 붉은 것을 제물로 바치는 피의 군주 등등의 별명을 소유하고 있는 남자. 바로 그런 바르칸이라는 자에게 뜻밖의 청혼서가 날아온 것이었다! 눈물을 머금고서 수락하게 된 저택의 생활 또한 멜리아나에게는 험난하기만 한데……. "아 그리고……, 가급적 밤에는 저택 밖으로 나가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마님." 이아노 저택의 집사장, 크리처의 말에 멜리아나는 기다렸다는 듯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요! 밖에는 절대 안 나가요. 그리고 어디 은밀한 지하실 계단이라든지, 붉은 장미 정원 밑으로 덮여 있는 구덩이라든지, 서재의 숨겨진 문이라든지, 그런 곳은 절대 안 건드리고 안 만질 거니까요!" 멜리아나의 소원은 자연사였으니까. 그런데, 어쩐지 바르칸 대공의 상태가 영 좋지 않다. "……죄송합니다." 먼저 사과를 하지 않나, “…….” 손이 좀 닿았다고 귀가 빨개지지를 않나. “놀라서 저도 모르게…….” 심지어 맞닿은 손도 뜨겁다. 멜리아나는 그런 바르칸을 보며 생각했다. 세상에, 이 인간이 아프기도 하는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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