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바람은 꽃잎에 머무르고

한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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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합니다. 제가 비형랑을 많이 연모합니다.” 비형의 눈이 스르르 커졌다. 잔잔하게 너울대는 달빛에 젖어 애써 태연한 척하려는 선화를 바라보고 있자니 비형의 가슴에 동그란 파문이 일었다. 그녀가 더 이상 떨지 않게 달래어 주고 싶었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머리카락을 가만히 쓰다듬다가 고개를 숙여 깨끗하고 하얀 이마에, 유려하게 뻗은 콧날에 그리고 촉촉한 붉은 입술에 차례로 입을 맞추었다. “공주께서는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나지막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귓불을 간질이자 선화는 욕망으로 흐릿해진 눈을 들어 비형을 올려다보았다. * * * 신라 진평왕의 막내딸인 선화 공주는 왕족인 비형을 짝사랑하고 있다. 흘러넘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 선화는 비형에게 고백을 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두 사람에게 다가온 운명의 소용돌이는 매섭기만 한데……. 선화, 사랑하는 당신에게 《바람은 꽃잎에 머무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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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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