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현 세계에 적응 중입니다

하루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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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눈 떠보니 판타지 세상 속. 어떻게든 잘 적응해서 현실로 돌아가는 게 아랑의 꿈이다. 그런데 괴물 늑대가 날 따르지 않나, 이번엔 용까지 꼬이고, 기사도 꼬이고 죄다 나한테 다가오는 거지? 나 무사히 돌아갈 수 있는 거지? 가지고 있던 요리 실력을 뽐냈기로서니, 메인이 BL(Bob Life)가 될 뻔했네. 이거 판타지 세계잖아? 장르 헷갈리면 안 된다고? 사랑도 쬐금, 복수는 찔끔! 아랑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자! 아랑의 현 세계 적응기! *** “역시 은색이 잘 어울리네.” 반지가 끼워진 왼손 약지를 어루만지던 카일의 손길이 사라지고 지금껏 빼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손목을 잡고 있던 손도 사라졌다. “이거.. 그러니까.” 이걸 왜 내 손에 이 자리에 끼웠냐는 말을 하기도 전 카일은 남은 반지 하나를 집어 자신의 왼손 약지에 끼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곳은 커플링이나 결혼반지를 다른 곳에 끼는 건가? 아니지. 애당초 카일과 자신 사이에는 커플 반지로 보이는 이런 것을 나눠 낄 만한 어떤 연결고리도 없었다. “이제 마음껏 가고 싶은데 다 가도 돼.” 아랑의 시선이 카일의 왼손에 끼워진 반지에 멈추었다. “상대가 반지를 끼고 있다는 조건에서 마나나 오러를 주입하면 현재 위치를 알 수 있지.” 아랑은 이를 악물고 반지를 빼려고 했다. “아. 빼는 것도 마나 나 오러를 주입해야.” 하얀 얼굴이 빨개지도록 노력하는 아랑의 손 위로 카일의 손이 겹쳐졌다. 뭐 이런 개나리 신발장 쌈싸먹는 것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겁니까? “너, 너무 하잖아. 내가 도비도 아니고!” “도대체 도비가 뭐길래……” “도비는…… 자유예요.” 카일의 손을 치워낸 아랑은 자신의 손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닦아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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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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