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집착

로맨스바람직한 집착

미세스한

308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길 기대하며 떠난 뉴욕에서 여진은 술에 취해 절친 동생과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것도 저보다 무려 다섯 살이나 어린, 여자를 전혀 모르던 동정남을. 실수라며 잊자고 사정했지만 그 놈은 바람직하지 못한 집착을 보이며 그녀를 계속 유혹한다. “어떻게 진정을 해? 순결한 날 이렇게 농락해놓고 입 싹 닦겠다고 하는데!” 아, 미치겠다. 내가 농락하고 싶어서 그랬어? 그러게 색기를 작작 흘렸어야지. 남친도 없이 외로운 누나 앞에서 관능미를 그렇게 뿜어대니 내가 어떻게 당해? 그것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본문 속으로] 위험하다, 위험해! 지금 일 치렀다가는 술 핑계도 될 수 없다. 게다가 이러고 있는 모습을 지수나 벤자민, 동우에게 들켰다가는 상황이 심각해진다. 자제심을 있는 대로 다 끌어올리며 그녀는 그를 밀어냈다. “까분다! 이거 놔라!” “약속하면.” 누군가 들이닥칠까 봐 불안한 그녀와 달리 지훈은 느긋했다. 누가 오든 말든 전혀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버럭 소리를 지르려다가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봐 그녀는 목소리를 확 낮추어 낮게 속삭였다. “무슨 약속?” “누나도 알지? 어제까지 내가 동정이었다는 거.” 훅 치고 들어오는 말에 여진은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입만 어버버 벌렸다. 그녀도 듣긴 했다. 잘생긴 그가 아직도 동정이라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어쩐지 자기의 의도대로 풀릴 것 같지 않은 초조함에 침을 꿀꺽 삼키고 그녀가 되물었다. “그래서 뭘?” “뭐긴. 누나가 날 책임져야지.” “미쳤어! 내가 널 어떻게 책임져? 네가 애야?” “순진한 남자 홀려놓고 내빼겠다고?” 낮게 윽박지르는 그의 목소리가 음산하게 들렸다. 눈빛도 심상치 않았다. 마치 통제 불능의 상태였던 그의 사춘기 시절의 눈빛이 떠올랐다. 사고 치기 전의 눈빛.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