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쓰임

임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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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어여쁜 것도 아닌데.” 무심한 목소리에 욕망이 스친다. “게다가 사내놈이고….” 흐려진 말끝에 진득한 흥분이 들어찬다. “한데, 왜 나는 너에게 이리 굴까. 응?” 동생을 죽여 유폐되었다는 왕자. 악귀보다 끔찍하다던 그에게 바쳐진 도란은 남장을 한 채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것만이 제 목숨을 빚진 이들을 살피는 길이었으므로. 하지만 그가 그녀의 얼굴을 본 이를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궁 안의 모든 이들의 눈을 멀게 했을 때 도란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이 잔인하고 광폭한 사내에게서. 이 잔인하고 광폭한 사내에게 흔들리는 저 자신에게서. “도란아. 아직 오늘 치 쓰임을 다하지 않았잖아.” 고저 없는 눈빛에 성난 파도가 친다. 그 파도에 집어삼켜지는 게 누구일지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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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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