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비틀린 나무도 하늘을 향한다

쏘삭쏘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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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한 번쯤 자고 싶은 만인의 걸레, 강한을은 개강 총회에 참석했다가 술김에 원 나잇을 하게 된다. 훌륭한 몸매, 쾌감을 고조시키는 신음, 사람 미치게 만드는 단 향까지. 술에 취해 무뎌진 감각을 끌어 올릴 만큼 만족스러운 밤을 보냈으나. ‘……누구랑?’ 한을은 상대를 기억하지 못한다. 정확히는 상대의 얼굴만.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찾아다니는 와중에 낯선 여자가 눈에 밟힌다. “……백일홍. 쟤다.” 한을은 99.9% 확신했다. “너지?” 찾은 보람도 없게 일홍은 극렬히 거부하지만, 인생의 맛을 본 한을은 집요하게 매달렸다. “섹스 싫냐? 섹스 싫냐고. 중간고사도 끝났고. 못 할 이유는 없잖아.” “그럼 섹스만 해요.” 한을은 일홍의 대답을 비웃었다. 그저 하룻밤이면 될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몸을 파고든 순간, 한을은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로는 못 끝내겠다. *** “마음은 새거야.” 일홍의 얼굴에 당혹이 떠올랐다. 한을이 눈을 마주치고 말을 이었다. “첫눈 온 숲처럼, 네가 밟을 곳이 많아. 네가 더럽힐 곳도 많고.” 한을은 터무니없게도 본인의 순수함을 강조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몸은 많이 굴려 썼을지언정, 마음만큼은 사용감 없이 깨끗했으니. 그런 마음에 네가 한 발자국 디딜 영광을 주겠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나. “난, 진지해.” 한껏 진지하게 제안하고 있는데, 일홍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부드러운 곡선이 수십 번이고 겹쳐서 덧그려지는 동안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웃는 것도 고요한 백일홍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 가끔 좀 웃긴 거 알죠.” 뭐가 웃기다는 건지. 한을은 한없이 진지했고, 또 정직하게 고백하는 중이었다. “또 이상하고요.” 특권을 특권인지도 모르는 여자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비굴해졌는지를 떠올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괜찮았다. 웃고 있지 않나. 일말의 희망이, 빛이 비추었다. 그의 마음에 소복하게 쌓인 눈이 녹지 않을 정도로. <작품 키워드> 현대물, 캠퍼스물, 전문직, 바람둥이, 동거, 오해, 재회물, 첫사랑, 라이벌/앙숙, 비밀연애, 원나잇, 몸정>맘정, 소유욕/독점욕/질투, 뇌섹남, 능력남, 재벌남, 계략남, 능글남, 유혹남, 절륜남, 집착남, 나쁜남자, 후회남, 순정남, 까칠남, 오만남, 뇌섹녀, 능력녀, 상처녀, 철벽녀, 동정녀, 까칠녀, 냉정녀, 무심녀, 애잔물, 고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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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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