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끊지 못하는 사슬

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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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이 떠났던 여름이 예고 없이 돌아왔다. 3년 전 잠적한 연인 때문에 고통 속에서 살아온 태양.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제 곁으로 돌아오려는 그녀의 뻔뻔함에 화가 나고, 그런 그녀를 무시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짜증이 치민다. “눈 떠.” 여름이 감고 있던 눈꺼풀을 파르르 떨면서 억지로 느릿하게 눈을 떴다. 그와 정통으로 눈이 마주쳤다. 뜨겁고도 강렬한 눈빛에 마치 설탕으로 만들어진 인형처럼 사르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손 치워.” 여자는 혀로 달싹이는 아랫입술을 잘근 물었다. 그러곤 기름칠하지 않은 녹슨 기계처럼 뻣뻣하게 움직였다. “부끄러워….” 여름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에 태양의 입가로 실소가 새어 나왔다. “부끄럽다라. 그렇다고 하기엔 네 몸은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오빠.” “하여간 밝힌다니까. 음란한 건 여전해.” 《끊지 못하는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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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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