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디스트럭션(Destruction)

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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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접촉만으로도 감염되는 ‘신종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건 한순간이었다. 감염 사망률은 100%, 대표적 증상인 고열은 눈과 뇌를 녹였고 감염자를 죽음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재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은 자들이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마치 좀비와도 같은 모습을 한 채로. * * * 대학교 종강 파티가 있던 날, 살인으로 추정되는 현장을 목격한 새진. 남자가 자신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도망쳤으나 결국 붙잡히고 말았다. “야.” “네? 저, 저요?” 부름에 응하지 않으면 한 대 맞을 듯한 어투였다. 퍼뜩 눈을 뜬 새진의 시야에 들어온 건 인상이 더러운 남자였다.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어? 그쪽으로 가면 이런 괴물 새끼 천지야.” “예…?” 남자는 제 발치에 쓰러져 있는 생명체를 발끝으로 툭툭 쳤다. ‘뭐…. 뭐야.’ 남자가 둔기를 휘둘렀던 인간은 마치 괴물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로등에 비친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살갗은 화상으로 보이는 물집이 가득했다. 닫힌 눈꺼풀은 움푹 파여 있었는데 속눈썹 사이로 진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끈적한 액체가 줄줄 흘렀다. 대체 저 생명체는 뭘까. 형체는 분명 사람이었지만, 이질감이 솟구쳤고 괴물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뭘 오해하고 튄 건지는 알겠는데, 넌 이게 사람 새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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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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