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산중호걸

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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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산의 새 주인, 산군이 된 무인의 즉위식 날. 빈 손으로 갈 수 없었던 토끼 족은 사내인 해수를 진상품으로 보내게 된다. 동족을 팔아넘긴 토끼 족을 보며 화를 내며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술김에 하루밤을 보내게 된다. 이후 해수가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 *** “마지막 차례는 토끼 족이오. 대표는 어서 나와 산군님을 위한 진상품을 대령하시오!” 토끼는 빈 몸으로 바짝 다가와 머리를 땅에 대고 조아렸다. 쓰개치마 안으로 보이는 배꽃처럼 새하얀 피부에 갸름한 얼굴. 겁을 잔뜩 집어먹었는지 자그마한 체구는 살랑거리는 봄바람에도 애처로이 흔들렸다. “너는 어찌 빈손으로 왔느냐?” “소, 송구합니다. 저희 토끼 족은 진상품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준비하지 못했다? 이건 토끼 족 전체가 나에게 반발을 하는 것인가?” “결단코 아니옵니다! 바, 바칠 물건은 없사오나, 대신 소인이 뭐든 하겠사옵니다….” “뭐든?” 무인의 곧은 눈매가 이채를 띄더니 찬찬히 해수의 온몸 구석구석을 핥듯이 바라보았다. 집요한 눈빛에 해수의 시선이 절로 바닥을 향했다. 산군의 번들거리는 눈동자에는 짙은 욕망이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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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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