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도 해피 엔딩이 갖고 싶다

로맨스악녀도 해피 엔딩이 갖고 싶다

연서하

8

“이게 끝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목에 가득한 비릿한 냄새와 잔뜩 갈라져 악을 쓰는 목소리, 하늘을 가득 물들인 노을. 모든 것이 붉디붉은 날은 바람에서마저 혈향이 돌았다. “사랑해, 녹스.” 저를 경멸하는 이 눈빛에 미치도록 갈증이 인다. “그러니, 부디 기대해 주길 바라.” 내가 다시 돌아올 그 날을 말이야. *** 모두가 사랑하는 여주인공의 최대 적수,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악녀 릴리스 크레센트에게 빙의했다. 그리고 원작의 주인공들과 얽혀 죽은 것만 세 번. 지금 생은 가까스로 얻은 마지막 기회다. 목표는 오로지 하나. 반복되는 데드 엔딩을 피해 무사히 살아남는 것! 그러려면 모든 사건의 주범인 주인공들을 피해 다녀야 한다. 그러나…… “릴리, 이 세상에 감히 너를 억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공녀님께선 오늘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우십니다.” “저, 그리고 공녀님께 실례만 안 된다면……. 친구가 되고 싶어요.” 망할 주인공들이 이젠 도리어 그녀를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으로도 모자라 늘 끝까지 그녀를 죽이려고 들던 유일한 친구마저도 이상한 말을 하는데. “네 마차라면 다 돌려보냈어.” “……왜?” “너랑 같이 가려고.” …주인공 모두와 잘 지내며, 행복하게 살아남을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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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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