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작달비 나리는 아흐렛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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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게만 다정하지 않아요?” 사내와의 만남은 오로지 대의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요마가 들끓던 땅을 평정한 수신녀水神女를 향한 존경이 지대하던 시대. 비천한 무수리의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마저 왕위에 올린 수신녀 공주는 세도가의 손아귀로부터 하나뿐인 동생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었다. 그렇기에 공주라는 신분은 숨기고 오로지 수신녀로만 그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도가의 기린아, 열넷에 장원 급제한 사내, 조수안과 한 계절을 지나면서 내도록. 그러나 그의 외면을 받는 순간에 알았다. 저 사내와의 관계가 오로지 대의만은 아니었음을. “꼭 무엇이 되어야만 합니까?” 싸늘한 눈길, 날이 선 말투. 그가 꼭 노여운 사람처럼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공주는, 여희는 그게 서러웠다. 새삼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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