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허무가 나를 덮어도

버번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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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공 #미인공 #비서공 #캔디공 #순정공 #현실 파악, 주제 파악 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하공 #무심수 #사장수 #진지하게 맹한수 #불도저수 #돈 싫어하는 사람 없잖수 “서 비서.” “예?” “나랑 사귈래요.” “네……. 예?” 나는 너무도 건조하고 평이한, 평소와 똑같은 목소리에 무심결에 네, 하고 말했다가 재빨리 정정했다. 이 자식이 꿈꿨나? “대답은 천천히 해 줘도 됩니다.” 뭘 천천히 해? “사장님, 취하셨나 봐요.” 나는 순간적으로 그리 말했다. 놀리지 말라고 할 걸 그랬단 생각과, 사람을 놀릴 타입은 아닌 것 같단 생각이 충돌하는 사이, 사장이 입을 열었다. “서 비서랑 자고 싶은데……. 서 비서는 그런 타입은 아닌 것 같아서…….” 느리게 이어지는 대답 속에 약간의 머뭇거림이 섞이긴 했지만, 지금 내 귀로 들어오는 말은 진짜였다. 내가 사장의 눈만 보면서 할 말을 찾는 사이, 사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일 봅시다.” 그러곤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나는 사장님! 하면서 몸을 돌려 차 밖으로 나갔다. 너 이 자식, 어리고 돈 많으면 내가 껌벅 넘어갈 줄 알았냐? 근데 내 보스라는 놈, 자꾸 밥을 사 주며 날 회유하려 든다? 저기요. 저,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니거든요? 일단 사 주신 건 먹을게요. 아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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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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