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구테 나흐트! (Gute Nacht!)

간장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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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잤다. 그 결과, "당신, 해고야." 무 자르듯 잘렸다. “말귀 못 알아들어? 해고라고.” 마이어는 손마디가 굴곡져 남자다운 손을 들고서는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사장님, 이성적으로 판단해 주십시오. 이건 너무한 처사입니다.” “이성적? 나한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어. 왜냐고? 널 미친 듯이 좋아했거든.” 휙, 마이어가 뒤를 돌았다. 이준우는 허겁지겁 그의 등에 대고 손을 뻗었다. “미스터, 미스터…….” 마이어는 복도 코너를 돌아 사장실이 있는 구역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 이준우는 혼란스럽고, 또 어이가 없었다. 상사와 잤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들어 죽겠는데 폭탄 고백을 받았고, 그로부터 5분 만에 잘렸다. 안 그래도 심한 불면증이 더 악화되는 기분이다. ***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제일 먼저 한 것은 불면증 환자 커뮤니티에 접속하는 일이었다. 이런 날 위로해 줄 사람은 오직 불면증 커뮤니티 친구 ‘ZY716’뿐. [ZY716, 자니?] 띠링. 답장이 도착했다. [PS121, 무슨 일이야. 우리 만나서 이야기할래?] 이준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가 오프라인 만남에 응하다니!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좋아! 우리 당장 만나.] 하지만 그 답장은,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이었다. 그땐 몰랐다. 세상은 좁고 ZY716은 등잔밑에 살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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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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