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공덕 모아 집에 가자

메냑우유

0

“해서, 이제 네가 새로운 길상선이 되어 인간의 공덕을 받아 길상사 좀 키워 주렴.” “네?” 삼신할매에게 등 떠밀려 복신인 되어 버린 '이결'. 공덕을 모아야 한다는 임무를 받고 낯선 세계에 떨어지는데... 그런데 그곳엔 자꾸만 마주치는 수상한 남자가 있다? “나는 천산의 주인, 흑무신교의 교주 무현이라 하네. 모쪼록 이웃이 되었으니 사이좋게 지내보아.” 탁기를 달고 졸졸 쫓아다니는 마교 교주, 이결의 든든한 아군 깜찍한 영물들. 그리고 점점 퍼져가는 복신 이결의 소문까지. 이결은 무사히 공덕을 모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자요?” “아니.” 내내 미동도 없던 무현이 두 눈 멀쩡히 뜨고 이결을 바라보았다. 잠기운 따윈 단 한 줌도 없었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왜 자는 척 하십니까!” 이결은 놀란 마음 탓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무현이 별거 아니라는 듯 이결을 보며 대꾸했다. “오늘은 어디를 만져 주나 해서 기다리는 중이었지.” 이결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 탁기를 없앤다는 제법 제대로 된 핑계가 있긴 해도 잠든 그의 팔을 허락도 없이 만지작거렸다. 이결은 그 자리에서 납작 엎드려 빌었다. “죄, 죄송합니다! 일부, 일부러 그런 거는 아, 아니었어요. 탁, 탁기가 너무 심, 심해서 그랬어요!” “알아.” 이결은 지그시 저를 바라보는 남자가 제 목을 잡고 분지른다 해도 무어라 할말이 없었다. “잘못했다 생각하면 다시 만져 봐.” “잘못, 네?” 잘못했다고 싹싹 빌던 이결이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부딪히자 무현이 긴 팔을 쓱 뻗어 이결을 땅에서 답싹 들어다 제 허벅지 위에 앉혔다. “흡!” 이결은 다급히 숨을 들이켰다. “만져 봐.” *** “교주님, 저랑 꽃잠 자러 갈래요? 아, 여기 말로는 색사요.” 이결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무현의 눈이 기이하게 번쩍였다. 하지만 순간의 광기는 짧았다. 이내 불신 가득한 눈으로 이결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누가 애기 신선에게 그런 말을 가르쳐 주었나! 꽃잠이라니! 그런 건 어른들이 쓰는 말이다!” 저게 무슨 말인가 해서 이결은 미친놈 보듯 무현을 보았다. 문득 무현과 자신이 서로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인 나이로는 이제 네 살? 아, 세 살이지만 인간 나이로는 서른하나입니다. 색사해도 되는 나이에요. 저랑 꽃잠 잘래요?” 이결은 당당하게 나이를 밝히며 무현에게 다시 물었다. 무현이 머리가 아픈지 미간을 구기며 인상을 썼다. 자자는 말에 답은 안 하고 미심쩍다는 듯 나이를 되물었다. “그러니까, 세 살 선인이라고?” “네.” 이결은 맞다며 고개도 끄덕여 주었다. 이 땅에 한두 달 머문 것 같았는데 벌써 삼 년이라니, 시간 참 빨랐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나도 모르는 첫날밤
2
2 소오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