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썬캐쳐(Suncatcher)
30
현이라의 삶은 다소 어두웠다. 폭력에 못 이겨 집을 나간 어머니와 때때로 이라를 찾아와 화풀이하며 다달이 돈을 요구하는 아버지. 추운 날에도 두꺼운 외투조차 맘껏 입을 수 없는, 그런 혹독한 삶. 그렇게 미술 학원 강사로 하루하루 똑같은 삶을 살던 이라의 앞에 밤하늘처럼 새까만 임청오가 나타난다. “다음 주부터 입시 준비 잘해 보자. 내 이름 모르지? 나는―.” “현이라 선생님.” 그에게서 어딘지 모를 불편한 기분이 느껴지는 까닭은 왜일까. “저는 그냥 선생님께 궁금한 게 많아서요.” “물어보면 되잖아?” “그림과 관련 없는 질문이면요?” 고개를 돌리면 눈이 마주친다. 눈이 마주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건다. 그렇게 대화를 섞으면 늘 대답해 주기 곤욕스러운 질문을 건넨다. 처음엔 불편하고 껄끄럽기만 했던 임청오가 어느 순간부터 이라의 시야에 들어선다. “선생님은 보면, 항상 말을 예쁘게 하시는 것 같아요.” “내가?” “네. 그래서 너무 좋아요.” 삶이 고되어 그 누구에게도 상처 입지 않고 미움 받지 않게끔, 단단한 방벽을 세워 둔 이라의 마음속으로 임청오가 허락 없이 난입하려 하는데……. “모든 걸 놓고 비어 버릴 그 마음과 앞으로 밀려올 공허함까지도, 전부 다. 제가 채워 줄게요.” “아…….” “그것이 제 존재 의의이자, 선생님의 존재 의의예요.” 견고한 줄 알았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그 벽을 무너트린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 [본문 중] 물안개 속에 띄운 글자는 최근 도화지만큼이나 자주 바라보았던 누군가의 이름이었다. [현이라.] 흘림체로 쓰인 글씨가 수증기와 뒤섞여 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러다가 이내 그 이름자를 가진 사람이 뭉게구름처럼 떠올라 청오의 시야를 독차지했다. 반짝거리는 백금발의 머리칼과 예쁘장하게 생긴 동그란 얼굴. 그 안에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 그 강아지처럼 순한 눈매가 반달 모양으로 접힐 때면 늘 시선을 빼앗아 가는 사람. 상상만 할 때보다 막상 만나 보니 더 귀엽고 자연스레 좋은 감정이 드는. 현이라. 이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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