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슈페는 죽지 않았다

로맨스페레슈페는 죽지 않았다

빛날콩

1

“페레슈페 에얄 로드리. 처리 완료. 왕궁으로 복귀한다.” 온 가족이 몰살당했다. 신이 계신다면 부디 바라건대, 내 손으로 저들을 처단할 기회를. 이유조차 모른 채 스러져간, 사랑하는 이들을 내 손으로 지킬 수만 있다면. 제발 단 한 번만. 간절한 바람에 신은 나의 손을 잡아, 두 번째 기회를 기꺼이 내어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죽지 않았다. ***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무엇인지요.” “대답해 줄 건가?” “내어드리지 않는다면 반역이 아니겠습니까.” 당돌한 그녀의 대답에 키안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러나 금세 입가에 웃음이 만개한다. 이러니 로드리 공녀에게서 관심을 거둘 수 없는 것이다. 무엇 하나 제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이 없으니. “오늘 그로버 왕국의 공녀가 죽었다지.” “알고 계시는데도 저를 부르셔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알면서도 키안은 굳이 되묻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끌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준 채,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댔다. “정녕 그대가 죽였는가.” 키안의 눈이 시리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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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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