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흑호현백전

리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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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의 외전 2는 전생편으로, 일러 삽화 2장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북방(北方)의 현무가 수호하는 나라, 현옹국(玄擁國). 갈당 마을에 살던 이 선(善)은 착호갑사였던 아버지가 호환(虎患)을 당한 것을 계기로 혼자가 되고, 제 가족의 원수인 흑호(黑虎)를 죽이기 위해 열두 살에 총을 잡고 그 호랑이의 행적을 찾아 헤맨다. 그렇게 16년. 복수를 위해 매년 현옹산에 올랐던 선은 가을 호랑이 사냥에 참가해 또다시 산을 오르고, 위급한 상황에서 발사한 눈먼 총에 맞은 정체모를 남자아이를 자신의 집 안으로 들이게 되는데……. *** “네가 만약 그 총으로 내 가족들을 사냥한대도,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있어.” “!” “다시 말해 줘? 너를 사랑할 수 있다고. 난 태어나자마자 가족들에게조차 버림받은 사특한 짐승이니까. 내가 가족이 되고 싶은 건 이 선(善),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너 하나뿐이야.” 내 가족들을 그렇게 망설임 없이 죽여 놓고, 어찌 감히 나를 사랑한다 해. “……그럼 증명해 봐.” 난생처음 행해 보는 악기(惡氣) 어린 제안에 화승총의 총신을 놓쳐 버릴 것 같았던 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네, 네 가족들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날 연모한다던…… 네 진심을 증명해 봐. 그러면 기꺼이, 너의 반려가 되어 줄 테니.” 이 총으로 현백의 육신을 죽일 수 없다면, 그의 마음이라도 죽여 버리고 싶었다. 언제나 착하게 살아가라며 선(善)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신 부모님의 뜻에 따르던 그녀가 가혹해질 수밖에 없는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 유일한 그것이, 바로 현백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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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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