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네가 내 곁으로 [단행본]

차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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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요, 선배가.” 미묘하게 올라간 입꼬리가 위협스럽기만 하다. 너는 무슨 생각으로 내 곁에 다가온 것일까.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 혜원. 그녀는 개강총회 뒤풀이에 참석하며 한 남자를 소개받게 된다. “강하진입니다.” 등장하자마자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복학생, 강하진. 흠잡을 데 없는 외모와 탄탄한 몸매.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까지. 모두가 그를 좋아했지만, 혜원은 아니었다. 그에게서 보지 못한 서늘함을 발견한 순간, 직감했다. 가까이해서 좋을 게 없는 녀석이라고. 그러나 하진은 틈만 나면 혜원의 빠듯한 일상에 끼어들었다. “나, 아직 선배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요.” “…….” “그러니까 벌써 그렇게 경계하지 말아요.” 틈만 나면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본문 중에서- “선배, 눈 떠요.” 혜원의 눈꺼풀이 떨리며 위로 향했다. 하진이 입술을 맞댄 채 나지막이 속삭였다. “기억해요. 지금 선배가 누굴 보고 있는 건지.” 그의 숨이 뜨거운 건지, 아니면 제 숨이 뜨거운 건지 분간할 수 없었다. “……왜.” 울컥거리는 목울대로 간신히 한 마디를 흘려보냈다. “왜 너는…….”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담긴 물음이었다. 너에게 해 준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내게, 왜 너는 항상 다가오려는 건지, 왜 나는. “욕심나니까.” 너의 고백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 건지. “선배를 보면 자꾸만 없던 욕심이 생겨나.” 혜원의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앉았다. 발갛게 달아오른 입술이 다시 그에게 집어삼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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