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못난이 예찬론

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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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너 진짜 못난이다.’ ‘알겠어.’ ‘진심 대박 못났어.’ ‘알겠다니까.’ ‘이렇게 못나서 누가 데리고 간대? 역시 나밖에 없나?’ 중학생 강연준에게 찾아온 3년의 악몽, 임지우. 지우는 연준을 못난이라고 부르며 썸도 빼앗고 친구도 못 사귀게 쫓아다닌다. “고등학교 오자마자 같은 반이라니, 우리 진짜 천생연분 아니야?” “천생연분은 무슨.” “뭐라고, 못난아?” “어, 아니야. 진짜 좋다. 하하…. 행복하다….” 고등학교에서는 자유를 맛볼 줄 알았으나 연준은 지우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사귄다고 하면 너네가 감당이나 해? 나 여기서 얘한테 키스할 거니까 사진 찍어서 퍼뜨려 봐, 새끼들아.” 연준을 괴롭히는 재미로 사는 줄 알았던 지우가 “오랜만.” “교실에서 매일 봤으면서.” “…어, 그러게.” “…….” “야, 난 진짜 안 되겠더라.” “뭐가?” “그냥…. 그런 게 있어, 멍청아.” 뭔가 이상하다. ‘네가 누구를 사귀든 내가 전부 빼앗을 거야. 그러니까 잘 생각해.’ 6년간 서툴지만 꾸준히 사랑을 표현했던 순정남과 괴롭힘인 줄 알고 질색해 온 눈치 없는 소심남의 마지막 학교생활, <못난이 예찬론> *** “강연준.” 연준의 집 앞에서 멈춘 지우가 입을 열었다. 돌아보니 입술을 비죽 내민 채였다. 삐쳐서 일부러 오리 입술을 만든 모습과는 달랐다. 지우가 의아해하는 연준의 시선을 피했다. 먼 산을 응시하다가 다시 눈길을 가져왔다. 그러더니 꺼내는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못났어.” “너….” “눈도, 코도, 입술도, 심지어 마음까지 못났다고.” “울어?” 잘게 떠는 목소리와 붉어져 가는 눈시울. 누가 봐도 울기 직전이었다. 눈물을 참으려는 사람에게 우냐고 묻는 것은 울음보를 터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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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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