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눈 가린 양

예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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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이 아는 애들한테 기절할 때까지 윤간당하는 거 존나 꼴렸어…….” 짝사랑하던 선배 기현의 졸업식 날 그에게 고백해 연인이 된 희견. 사귀고 난 후에도 변함없이 다정한 기현을 점점 더 깊이 사랑하게 되지만, 언제부터인가 눈을 가리고 하는 관계가 잦아지며 그때마다 상대가 원래 알던 연인이 아닌 것만 같다는 기이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 소년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웃는 그가 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 확신한 순간이었다. 희견은 그날 품었던 확신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그 사실을 후회하게 될 거라곤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서, 선배…….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 기현과 들어왔을 때까지만 해도 안락하고 포근했던 공간은 처음 보는 커다란 남자들이 자리하자 단박에 위협적인 광경으로 변모했다. 당황한 희견을 뒤에서 끌어안고 느슨한 가운 사이 드러난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기현이 말했다. “으응, 견이 좋다고 발정 난 놈들. 기억 안 나? 지난주에 쟤 좆에 박혀서 세 번이나 갔잖아.”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공포심마저 엄습했다. 기억이 날 리가 없었다. 그런 적이 없었으니까. 허리에 감긴 기현의 팔을 떼어내려는 손이 가늘게 떨렸다. “무, 무슨 말이에요, 선배……. 저는, 저는 선배밖에, 선배하고 밖에……. 아…….” “견아, 견이 여기 있는 애들이랑 다 한 번씩은 했어. 견이 눈 가리고 있을 때, 아무것도 못 보는데도 좋아서 앙앙 울고 매달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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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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