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단군이세요?

감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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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광공 #(고지식한)고조선공 #가난수 #동정수 #아슬아슬한(?)로코 #삐끗하면피폐물 중고거래 어플 <단군마켓>에 기타 판매 글을 올린 우수 회원, 여선웅. 그런데 기타를 사기로 한 구매자의 행동이 어쩐지 수상하다. 「썬더볼트: 지금 어딘데요? ㅡㅡ」 「썬더볼트: 대체 집에는 언제 가는데요? 지금 시간이 몇신데 아직도 밖인 게 말이 되냐고요.」 만나기 전부터 자신의 귀가 시간과 위치를 꼬박꼬박 캐묻더니, “나 진짜 모르겠어요?” “네?” “나를, 어? 언젠가 본 적이 있다든가.” 얼굴을 마주한 제게 자신을 정말로 기억하지 못하는 거냐며 추궁해 온다. '……또라이인가?' 이 ‘수상한 거래자’가 올림픽을 막 마치고 온 금메달리스트 천제환인 것도 놀라운데.......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 2년 전. 천제환은 형의 원나잇 파트너를 빼돌렸다. “제가 오늘 그…… 꼭 섹스를 해야 되거든여…….” “미쳤어요?” 섹스가 무슨 개학 전날 몰아서 해야 하는 방학 숙제도 아니건만, 이 ‘수상한 남자’는 아까부터 계속 섹스 타령이었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에 어떻게 섹스를 하냐고요.”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한 적은 없지만, 천제환은 섹스는 꼭 결혼할 사람과 해야 한다는 고조선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씨발, 뭔 남자 입술이 이렇게…… 예쁘지.’ 천제환은 천천히 멀어지는 남자의 입술의 궤적을 그대로 쫓아갔다. 뒤로 기댔던 등을 곧추세우고, 작고 동그란 남자의 머리통을 잡아챘다. 통통한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자, 제 어깨를 그러쥐는 손길이 느껴진다. 박하 향을 풍기는 좁고 뜨거운 입 속에서 헤매는 혀를 제 것으로 당겨와 빨았다. 첫 키스였다. “나 처음인데, 형이 책임질 거야?” “으응…….” “대답해요. 나는 평생 한 사람하고만 섹스할 거니까.” 제게 몸을 문질러 오는 남자의 서툰 몸짓에, 겨우 한 줌 남아 있던 이성이 모두 휘발되었다. “씨발. 형이 먼저 나 건드린 거야.” 착각으로 시작된 관계가 마늘처럼 알싸한 오해를 거쳐 사랑이 되는 이야기. <단군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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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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