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몸살향

고요(꽃잎이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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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살향」은 「알파의 사정」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프리퀄(Prequel) 작품으로, 「알파의 사정」보다 앞선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낡은 아파트, 모텔 청소 일, 더위, 이 세 가지 관심사 외엔 신경을 쓸 만한 일이 없었던 은교의 일상에 검은 파도가 휘몰아쳤다. 정보국 소속의 특수 요원인 극우성 알파, 권이신의 등장. 그와 더불어 두 가지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된 정은교. 두 사건 모두 그녀가 일하는 모텔에서 일어났다. 평범한 오메가에서 증인의 신분이 된 그녀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이신과 함께 안전 가옥에서 머물며 호송팀을 기다리지만, 바닷가의 외딴집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변수가 생긴 것이다. 변수 1. 히트 사이클로 인한 오메가의 발정. 억제제가 없는 상황에서 권이신의 그것이 반드시 필요했다. 주먹만 한 불기를 단 짐승의 대물이. 변수 2. 몸은 내주었지만 마음은 줄 것 같지 않은 권이신에게 반했다.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그에게 사랑은 불필요한 감정. 하지만 은교에겐 그보다 더 절실한 바람은 없었다. “우리, 정말 헤어져요?” 권이신, 그는 과연 은교가 듣고 싶은 대답을 해줄까? *** -필요한 게 생겼습니까? “당신이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박아 줘요…….” 은교의 대답에 이신은 침묵했다. “흐응… 너, 너무 괴로워요. 앗!” -부른다고 가는 놈 아닌데. “놀리지 말고 빨리 와요.” -알아서 해결하……. “으흣!” 은교는 달뜬 신음을 흘리며 벽을 두드렸다. 빨리 와 달라는 사정이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안전 가옥이라지만 방음이 썩 좋은 곳이 아니었다. “하아, 하……. 아앙.” 은교는 이신을 유혹하듯 침을 삼키는 소리부터 괴로워하는 소리까지, 다양하게 내며 몸을 들썩거렸다. “흣!” -미치겠네. “아앙…….” 은교는 사정하는 목소리 대신 신음성을 쇳소리처럼 냈다. 그가 듣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전신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이러다 재 가루를 날리며 사라질 것 같았다. 띠리리릭!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뿌옇게 들렸다. 초점을 잃어버린 눈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이신을 찾았다. 카드 키를 화장대에 올린 그는 허리를 짚은 채 은교를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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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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