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병약수로 어떻게 엔딩을 봐요?

백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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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했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처음에는 엄마가 읽던 로맨스 소설이었고, 두 번째는 남주의 여동생이 읽던 로맨스 소설이었다. 빌어먹게도 이번에도 할 일 많은 남주란다. 내용을 알지도 못하는데, 원작을 비틀면 회귀하는 페널티도 여전했다. 회귀를 얼마나 했냐면…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남주라면서 키와 체격이 작은 것도 모자라 너무 허약해서 키워드가 ‘병약수’라고? 생긴 것마저 잘 못 먹어서 비쩍 마른 엑스트라1, 아니면 뒤지기 직전의 병쇠한 노루 그 자체였다. 여주도 어디로 갔는지 며칠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고, 주변 여자들에게 접근하면 개같이 회귀했다. 망할. 안 그래도 짜증 나는데, 전작의 악역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놈이 질척거리며 자꾸만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어디 한 번 데이트 신청 공격 먹고 떨어지라고 홧김에 질러 버렸다. “좋아. 너 그럼 그날 나랑 같이 가자.” “그래요. 그럼 늦지 않게 데리러 갈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요.” 회귀하길 바랐건만 시간은 멀쩡히 잘도 흘러갔다. 아니, 이게 아닌데? 왜 회귀 안 해요?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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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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