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해줘요, 제발

로맨스한 번만 해줘요, 제발

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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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봄 씨!” 잔뜩 구겨졌던 미간이 풀리고 강훈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지어진다. “한 번만 해줘요.” “말했잖아요, 싫다고!” “그러지 말고 한 번만 해줘요.” “왜 자꾸 같은 말 반복하게 해요? 싫다니까요.” “진짜 더럽게 비싸게 구네.” 작게 중얼거린 강훈의 혼잣말에 나봄이 쌍심지를 켜고 펄쩍 뛰었다. “뭐라고요? 지금, 지금 뭐라고 했어요?” “도대체 얼마면 돼요? 이십, 삼십? 오십? 까짓거 합시다. 돈이 얼마든지 맞춰줄 테니까.” “미쳤어요? 그런 걸 돈으로 사게? 당신 눈엔 내가 그런 여자로 보여요?” 씩씩거리는 나봄의 말에 강훈이 귀찮다는 듯 신경질적인 눈빛을 보인다. “먼저 꼬리 치는 거 보니까 경험도 많은 거 같던데. 거, 그냥 좀 합시다.” “하! 나 참 기가 막혀서. 뭐라고요? 경험 많으면 아무나하고 해도 된다는 거예요?”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진짜 팍팍하게 구네.” 고개를 슬쩍 돌린 강훈의 얼굴에 잔뜩 짜증이 묻어났다. “이 사람이? 지금 그게 한 번만 해달라는 사람의 자세예요? 부탁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래요?” “아아! 그러니까, 해줄 의향은 있는데 지금 내 자세 때문에 그런 거예요? 진작 말을 하지!” 강훈의 두 눈이 음흉하게 반짝거린다. 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걸리고, 은밀한 목소리가 비상계단에 속삭이듯 울려 퍼졌다. “김나봄 씨, 제가 진심으로 부탁할게요. 한 번만 해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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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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