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로맨스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서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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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만에 용을 살해한 슬레이어, 종전을 이끌어 낸 시대의 영웅 도미닉 레게논. 그는 왕의 견제로 인해 보상은커녕, 후궁 아델하이드의 호위 기사로 임명받는다. 그러나 아델하이드에게는 추문이 있다. 첫째는 그녀가 망국의 왕족 출신이며, 현재 제 나라를 멸망시킨 왕의 후궁으로 산다는 것. 둘째는 전 호위 기사들이 모두 그녀에게 마음을 주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다는 것. 가치관부터 신념까지 모든 게 도미닉과는 대척에 서 있는 이였다. 하지만 아델하이드와 서재에서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그의 세계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분명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모호해지고,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묘연해져 버리고 만다. “당신이 모른다 해서 세상에 있는 일이 없지는 않아요.” *** 언젠가 같은 자리에서 다른 생각을 했었다. 불쾌하고, 비속하고, 긍지도 명예도 없는, 사랑받음에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 그러나 사랑에 빠진 청년의 변덕이란 짐승만 못해서, 그 생각들은 이제 조각난 꽃줄기보다 몹쓸 것이 되었다. 세상 모든 소중한 것을 안겨다 주어도 모자란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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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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