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희구하는 연애

bt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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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사상은 작가의 사상과는 무관합니다. 깨진 안경조차 마음대로 수리할 수 없고, 월세가 밀려 집주인에게 오메가니까 어떻게든 해 보라는 말을 듣는 삶. 이구희의 삶은 꼭 제 시야처럼 어두침침하기만 했다. 그런 좁고 흐릿한 시야로 까만 남자, 포드가 불쑥 침범해 들어온다. "달리 갈 곳이 없으면 나와 함께 가지." 그런데 이 남자, '오메가'로서 이구희를 사들였으면서 어딘지 좀 이상하다. "그러니 함부로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도록 해." "어떤 이야기요?" "왜 섹스를 안 하냐는 말." 그럼 도대체 날 왜 사 온 거지?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에 이구희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죗값을 덜려고 너를 이용하는 거다. 그러니 그냥 이대로 이용당하면 돼. 네게 해가 될 만한 짓은 하지 않으니까." "절 어디에 이용하시는 건데요?" "네가 행복하면 돼." 죗값을 덜기 위해 구희를 이용한다는 포드. 그런 그가 이구희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지 그의 행복뿐이다. 뿌연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기만 하던 행복을, 정말 나도 누릴 수 있을까? *** “방금은 왜…… 입을 맞췄지?” 먼저 다가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저 가만히 받을 줄로만 알았는데……. 심장이 점점 크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와서는 안 될 순간이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셔서……요.”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건가?” 너무 허술해서 깜찍하기 그지없는 거짓말에 포드가 얕게 헛웃음을 흘렸다. “거짓말 아니에요……!” “너, 잘 안 보이잖아.” “…….” “사실대로 말해.” 시야도 좁고 흐릿해서 전자시계에 눈을 박을 정도인데, 제 표정을 세밀하게 읽었을 리가 없다. “그냥…… 해야, 할 것 같아서, 했어요.” 포드는 미묘하게 교차하는 만감을 느끼며 페로몬 향기를 맡았다. 이용할 목적 외에도 이구희는 자꾸만 하나하나 제 취향에 들어맞았다. 그래서 더욱 눈에 밟혔다. 하지만 이건 원하던 상황이 아니었다. “이구희.” “네.” “시키지 않은 일 같은 건 하지 마.” 이구희는 그냥 제 행동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됐다. “거슬려.” 소위 ‘개 취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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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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