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백호장화전

리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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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西方)의 흰 호랑이가 수호하는 나라, 백영국. 딸 부잣집의 서러운 막내딸로 태어나 망나니 중의 망나니에게 시집가게 생긴 임(林)가의 녹채는 혼인을 파기하기 위해 명성이 자자한 사내 기생집 ‘화연각(花燕閣)’으로 입성한다. “이 화연각에서 가장 양물이 큰 사내를 데려와 주시오.” 꿍꿍이가 있는 그녀의 청에 방에 들어갔던 사내 기생들은 바지를 내렸다가 번번이 퇴짜를 맞고, 화연각의 행수인 서문장화(西門長花)는 발칙한 손님의 기를 꺾어 주기 위해 손수 방으로 들어가는데……. *** “저, 정녕…… 나에게 보여 줄 것입니까?” “……그럼요.” 호랑이만 한 대물(大物)을 찾고 있다던 발칙한 소문과는 달리 순진해 보이는 녹채의 물음에 한 박자 대답이 느릿해졌던 장화가 숙였던 허리를 바로 세웠다. “대가를 지불한 손님이 원하신다면 당연히 보여 드려야 하는 게 이 화연각입니다. 원하신다면 성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전부 보여 드릴 터이니, 아기씨께선 벗어 보라 말씀만 하세요.” “그, 그럼…….” 입 안의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마음을 굳힌 녹채가 상석으로 돌아가 앉았다. “나에게 한번 보여 보시오. 그대의 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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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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