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황후는 길을 떠난다

로맨스쫓겨난 황후는 길을 떠난다

달먹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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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나는 기억에도 없는 아내를 사랑할 수는 없소. 그러니 우리의 혼인 관계를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 “……좋아요. 그 대신, 정당한 보상을 받죠.” 아데라트는 가늘고 긴 숨을 내쉰 뒤 떨리는 몸에 힘을 주고 허리를 꼿꼿하게 폈다. “먼 길을 떠날 수 있는 말 한 필, 튼튼한 가방 하나, 검 한 자루, 그리고 넉넉한 여비를 요구합니다.” *** 황제는 기억을 잃더니 제 소꿉친구를 연인으로 삼고, 저를 내쫓으려고 한다. 그래서 상심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 사랑하지도 않는 남편의 어마어마한 집착 때문에 궁에 갇혀 살아야만 했던 아데라트. 그런 아데라트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서 어떤 소년이 나타나는 꿈을 꾼다는 것이다. 폐허에 갇혀 나올 수 없다는 그 애를 두고 꿈에서 깨는 것이 사무치게 서러워서 약속을 하나 했더랬다. "네가 있는 곳이 결계의 바깥이야? 내가 널 찾으러 갈게." 그래, 좋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그 애를 찾아가 자유롭게 만들어 줄 거야. 그래서, 그 폐허 바깥의 세상을 보여 주고 말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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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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