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그 여자의 이중생활 [개정판]

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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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하고 이지적이며 일 잘하는 커리어 우먼, 재인. 너무 완벽하다 보니 도리어 곁을 안 줘서 주변인들에게 차갑다는 평을 듣기는 하나, 재인은 제 이미지가 싫지 않았다. 어린 시절, 뭣 모르고 어리석게 살아 이용 당하고, 수치스럽고도 잊고 싶은 기억 같은 게 생기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철저히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살던 재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건 양아치 낙하산이 뚝 그녀 앞에 떨어지면서부터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마음에 안 들고, 사사건건 재인에게 시비까지 걸어 대는 낙하산, 정승원. 되도록 엮이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은 재인이었건만, 그만 원치 않는 회식 이후, 그 스트레스를 풀던 장면을 들키고 말았다! 그리고 뒤이어 일어난 사고까지 그에게 들키면서, 재인의 냉철하고도 이지적이며 일 잘하는 커리어 우먼 이미지가 한순간에 깨질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런 재인에게 승원은 약점을 빌미로 한 가지 제안을 해 오는데……. “뭐……가 되어 달라고요?” “애인.” “허헛! 참나, 이젠 별……. 지금 장난해요? 그렇게 궁했어요? 아니면 최혜경 팀장으로는 성에 안 차요? 당신, 그런 인간이었어? 생긴 거랑 다르게 참 지저분한 인간이네. 내가 그렇게 궁해 보여? 이 회사 아니면 갈 곳이 없어 보이냐고. 지금 성희롱을 하고 있다는 거나 알고 있어?” “가만두면 혼자 재판도 해치우고 사형 날짜까지 잡겠군.” “뜸들이지 말고 어서 대답해! 내가 우스워?” “나도 그쪽이 썩 마음에 차는 건 아니거든, 윤재인 팀장. 애인이라고 하니까 한 침대를 쓰고, 같은 목욕 가운을 입고, 똑같이 생긴 티셔츠를 입고, 뭐 그런 걸 바라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내가 원하는 건 애인 대행이야. 진짜 애인이 아니라 남들 앞에서 애인 역할을 해 줄 그런 여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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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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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황후, 궐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