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형, 나 좋아하죠

파인애플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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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약 이 년, 어학연수 일 년. 도합 삼 년간의 휴학을 마치고 돌아온 복학생 예환오. 전공 수업, 과제, 학점 관리에 취업 준비가 가장 빡셀 줄 알았던 그의 앞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 ㅁ 마치 다섯 살짜리 조카를 떠올리게 하는 복수전공생 함도원. “형. 나 좋아하죠.” 눈뜨자마자 냅다 자신을 좋아하느냐고 묻더니, “그리고……. 형이 스킨십 하는 거……. 안 싫은데, 근데……. 진도가 너무 빠른 거 같아서, 그래서 조금…….” 알 수 없는 말들을 우물대며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 건 일상이고, “그렇죠. 저 귀엽죠.” 비대한 자아 자랑은 이제 놀랍지도 않았다. 아무리 제가 무심하게 굴어도 웃어 보이고, 황금같은 공강 날에도 자신을 도와준다며 시간을 쏟는 이상한 후배. 이렇게까지 잘해 줘도 되나. 이렇게까지 가까워져야 하나. 조심스러워하던 환오는 도원과 함께하는 하루하루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데……. [본문 중에서] “형, 아무리 그래도 제 옆에 누우면 안 돼요. 알겠죠?” “……좁아서 더 누울 자리도 없다.” “형이 누우라고 해서 누운 거긴 하지만 다 허락한 건 아니에요. 알아 두시라구요.” 허락하긴 뭘 허락해? 내가 내 침대 누우라고 허락한 거지. 그리고 도대체 뭘 알아 둬? 왠지 머리가 지끈 아파 오는 기분이었다. 하아,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잠이나 자.” “잠……! 저 자면 뭐 하려고요? 저 잠귀 밝아요. 누가 만지면 다 안다구요.” “과제 하려고. 과제!” 꼭 무뢰한을 앞에 둔 순진한 처녀처럼 이불로 둘둘 몸을 마는 함도원을 향해 결국 난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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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2 러브 징크스 [일반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