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아마도 완벽한 사장님

김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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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신다고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왜 모른 척이지? 키스하고 껴안고 싶다는 뜻이잖아.” 적자 회사인 GK상선을 구할 역할로서 CEO로 취임한 제임스 로즐리. 그의 비서가 된 한민형은 첫날부터 난감한 요구를 해 대는 제임스를 열심히 보좌하기로 결심하지만, 어째 제임스는 그를 조금 다른 눈으로 보는 것 같은데…? * “다, 다 하신 겁니까?” 제임스가 눈을 감은 채 심호흡했다. “…화장실을, 가야 해.” 겨우 내뱉은 한마디에 민형이 서둘러 옆으로 몸을 비켰다. 제임스는 말없이 일어나 대표 이사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문이 탁, 닫히는 소리와 함께 민형은 혼자가 되었다. 그는 탁자에 흩어진 서류를 보았다. 그러자마자 현실감이 밀어닥쳤다. 부끄러움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직접 부대끼지도 않았는데 다리가 파르르 떨렸다. 민망한 짓거리를 해 버렸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풀린 옷깃을 정리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만약 제임스가 이 이상 요구했다면. 만약 허술하기 짝이 없는 바지 버클을 풀어 버렸다면. 침이 꿀꺽 넘어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상을 치워 버리려는 듯이 눈앞에 어지럽게 흩어진 서류를 정리했다. 겨우 한구석에 몰아놓았을 때 대표 이사실 문이 다시 열렸다. 회색 셔츠의 검은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운 제임스에게서 방금 전의 열기가 한층 수그러들었음이 느껴졌다. 민형을 보는 제임스의 매끄러운 입매가 미소로 휘었다. 그 웃음을 보며 민형은 두근대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그는 아까의 가정에 답을 보탰다. 그랬다면, 아마도 한민형은 제임스 로즐리에게 넘어갔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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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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