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도망쳐ㅅㅂ

CAR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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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서방은…. 정말 소문에 안 맞게 착한 사람이구나. 왜 사람들이 최 서방을 욕하고 그럴까? 천사 같은 성격인데.” 남녀를 가리지 않는 관계로 악명 높은 최태평은 자기 결혼식에서 처음 만난 처삼촌, 도새벽에게 반했다. 여덟 살 연상에, 거침없는 태도. 금붕어 같은 천진난만함을 가진 미남은. ……의외로 쉽게 넘어오지 않는다 *** 최태평이 ‘삼촌’을 만난 건 결혼식장에서였다. “지효 막내 삼촌 도새벽입니다. 최 이사님… 우리 지효 잘 부탁드립니다.” 도새벽. 어쩌면 이름도 사랑스럽지. 하객 명단에서 그 이름을 발견했을 때, 태평은 누가 사람 이름을 새벽이라고 짓느냐고 빈정거렸던 자신을 기억에서 지워 버렸다. 예식 준비를 위해 잠깐 만났던 예비 신부가 ‘막내 삼촌이 봐주면 좋을 텐데….’ 했을 때, 싸구려 취향에 맞춰 식장을 꾸밀 생각은 없다고 쏘아붙였던 자신도 함께 지웠다. 만일 결혼식 전에 새벽을 보았더라면…. 태평은 엉거주춤 자세를 바꾸고는 하객들과 마저 인사를 나눴다. 삼촌의 얼굴을 다시 볼 틈은 없었다. *** “제가 내외하는 성격이라, 아직 최 이사님이 익숙치가 않아요.” 새벽은 조신하게 손을 모은 채 앞만 보고 걸었다. 최태평과 눈을 마주치면 무서우니까. “후…. 익숙해지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요?” 태평은 재킷 안을 더듬었다. 담배가 손에 잡혔다. 하지만 꺼내 무는 대신에, 그는 손을 뗀다. “한… 글쎄요. 일이 년?” 좆에 곰팡이 피겠다. 태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한 번에 한 사냥감에 집중하는 성격의 최태평에게 삼촌은 재앙이었다. 쉬운 상대는 재미없지만 어려워도 이렇게 어려운 사람일 건 뭔가. “한 달로 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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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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