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童謠)

BL동요(童謠)

베이비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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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화는 천천히 걸어 구석의 나무 그늘 아래로 가 앉았다. 바람과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멀리서 우는 희미한 새소리를 들으며 류화는 눈을 감았다. ‘동하.’ 몸이 편안해지자 잠시 잊고 있던 것이 다시금 떠올랐다. 류화는 살면서 그만큼 잘생긴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동하를 떠올리자 가슴이 빠르게 뛰며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그 사람과 친해질 수 있을까? 그 사람도 나처럼 사내에게 관심이 있을까? 동하에 대해 생각하던 류화는 곧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무슨 소용일까. 그는 출가해 스님이 될 사람이다. 그런 이를 생각하는 것은 죄악이다. *** 동하는 살벌한 눈으로 일주문을 노려보았다. 오늘까지도 류화가 오지 않는다면 동하는 정말 미쳐 버릴 것이 분명했다. 분명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몸을 겹쳤는데, 왜 저를 보러 오지 않는 것일까. 동하는 고귀하신 왕자에게 사사로이 서찰 하나 쓸 수 없는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귀하신 분께 마음을 준 것이 잘못이었을까. 그렇지만 그 귀한 분께서 제게 먼저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나. 제가 거부하는데도 기어코 제 마음의 문의 빗장을 풀고 열어젖히지 않았나. 이렇게 단숨에 내쳐 버릴 수는 없었다. 동하는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난생 처음 마음을 주고, 또 여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 류화를 놓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류화를 다시 되찾으려면 계획을 세워야 했다. 머리를 굴리는 동하의 눈이 살벌하게 빛났다. [‘서동요’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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