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생츄어리

마뇽

24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세상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채경은 홀로 살아남았다. 자신의 유일한 피난처인 아파트에서. 준혁은 집을 향해 헤맸다. 자신의 안식처가 되어 줄 따스한 공간이 필요해서. “키스해도 괜찮아요?” 준혁은 채경의 집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채경의 집이 아니라……. [작품 중에서] 손을 더듬자 콘돔이 잡혔다. “이것도 유통기간이 있을까요?” 허리를 편 준혁이 콘돔의 포장지를 찢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이런 세상에서 유통기간이 중요하진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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