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이혼중 임신

박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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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늘 하면 임신할까 봐?” 호기심으로 시작한 나쁜 욕망이 감당할 수 없는 후회를 만들었다. 3년 전, 후원이란 이름으로 만난 당돌한 학생. 고작 3번의 만남 후에 겁도 없이 찾아와서 멋대로 청혼해버린 정말 이상한 여자. “왜 3년입니까?” “1년은 안 믿을 것 같고 2년은 우리 엄마가 안심할 시간이고 3년 정도는 되어야 이혼해도 욕을 덜 먹을 것 같아서요. 이직할 때도 3년은 일해야 경력으로 쳐 주잖아요.” 무구한 눈동자에 담긴 제 모습이 싫지 않았다. 어쨌든 재미는 있네. 이런 애라면, 한집에서 3년쯤… 못 살 이유가 없겠다 싶었다. 예쁘니까. 금방 질릴 얼굴은 아니지만, 시들시들하면 치우면 되는 거고. “마음대로 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거기에는 이 짓도 포함, 아닌가?” 사고와도 같은 첫 번째 밤 이후, 시도 때도 없이 뜨거운 관계가 이어지고. 차갑고 무심하기 짝이 없는 남편이 뜨거운 인간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침대뿐. 저를 아프게만 하는 나쁜 남편을 애절하게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외로웠다. 이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데. 나도 그를 바라보면서 웃고만 싶은데. 그래서 약속한 3년이 되어서 이혼 계약서를 내밀었다. “내가 웃든 울든, 무슨 상관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할 거면서. 한 번이라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같이 사는 아내로 존중한 적 있어요?” “돈 필요해? 이혼해야 비밀 유지금과 위로금까지 챙길 수 있으니까? 그럭저럭 봐줄 만한 반반한 얼굴하고 제대로 못 하는 서투른 몸뚱이. 그런데도 나만큼 너를 비싸게 쳐주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어, 지금.” 몇 개 없는 미비한 패를 나한테 들키면 어떡해, 여보. 그걸 모조리 들이밀어도 넌 나를 이길 수 없을 텐데. 혹시 모르지. 오늘 밤 하는 짓에 따라서 너그럽게 봐주고 싶을지도. 그래도 네가 바라는 대로 이혼은 힘들겠지만. “나랑 이혼 못 할까 봐, 이렇게 바짝 엎드리는 거야? 이혼하고 싶지? 버텨, 자기야.” 임신과 아기. 이 결혼에서 아내가 유일하게 바라던 게 있었다면 아마 엄마가 되는 일이 아닐까? 제 곁에 붙드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이었다. “이혼으로 너도 얻는 게 있어야지? 임신하면 애는 너 줄게, 낳아서 혼자 키워.” 젖은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사악한 소유욕이 발동했다. 이 여자를 오롯이 나만 독점할 수 있다는 비틀린 애착도. “어쩌다 임신해도 우리가 이혼하는 건 변함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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