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피의 맛

정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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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내 이름은 없는 것에 가깝다. “미스 고.” “유미야.” “얘.” 고유하길 바라 부모님이 지어 주신 고유미란 이름은 쪼개지고 쪼개지다 못 해 급기야……. “야.” 라는 족보 없는 이름으로까지 불리우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책상 위에 올라가 사직서를 뿌리는 상상을 하지만 번번이 실패에 그치는 이유는 혹시나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 그리고……. “유미 사원님.” 절대 나를 낮추어 부르는 법이 없는 나 희주 과장 때문이다. 그녀가 어느 날 나를 불렀다. “회식 갈 거죠?” “저요?” 계약직 사원에게 왜 회식을 같이 가자는 거지? 무슨 꿍꿍이야? 그날 나는 회식을 따라가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따라가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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