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궁금해?

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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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퇴근길 차 안에서 철없고 이기적인 이복 언니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다 앞차와 접촉 사고를 내고 말았다. 앞차에서 내린 사람은 낯이 익었다. 제일 친했던 친구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뒹굴던 호텔방으로 자신을 불러들였던 그날, 그 자리에 함께 불려갔던 남자. 한날한시에 같은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그 남자를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그 후에 세령이 만난 적 있어요?” “아니.” “전 있어요, 한 번. 사흘쯤 후에.” 천천히 잔을 비운 지상의 시선이 위험한 빛을 띠고 경주를 향했다. “……물어보고 싶어서 만났는데, 못 물어봤어요. 친구 남자랑 자는 건 기분이 어떻더냐고.” “궁금해? 궁금하면 직접 한번 알아보지 그래? 현역은 아니지만, 친구 ‘전’ 남자친구니까 얼추 비슷하지 않겠어?” 그들은 온몸을 짓이겨 버릴 듯 죽을힘을 다해 부딪치고, 집어삼킬 듯 받아들였다. 누가 누구를, 그런 건 무의미했다. 그들은 서로의 눈을 보며 으르렁거렸고, 그건 어쩌면 서로를 향한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희부옇게 날이 밝아올 때까지도 그들의 숨은 여전히 뜨겁고 격렬했다. 처음 그들을 사로잡은 정염은 분명 검붉은 분노였다. 그러나 사나운 정사가 거듭될수록 그들의 그것은 점점 순수하게 붉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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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표님의 삐뚤어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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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뜨겁게 안아줘 시즌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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