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폰서

이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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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반복되는 지독한 술래잡기 놀이. 이번에도 붙잡힌 이현은 남자 앞에 질책 받듯 세워진다. “내가 보고 싶어서 도망친 줄 알았는데.” “무슨 헛소리예요.” “도망치면 내가 당신을 찾아낼 게 당연하잖아요.” 도망치는 여자와 찾아내는 남자.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섹슈얼 로맨스. * * * “놓아줄까요?” 진심일까? ……아니, 제가 아는 남자는 순순히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얼굴을 하고서는 가장 집착적이고 폭력적으로 저를 몰아세우는 남자가 아니던가. 지금도 봐, 나를 놀리고 싶어서 하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가 정말로 저를 놓아줄 생각으로 이런 물음을 던진 거라면? “놓아줘요.” 이현은 결국 대답했다.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 대답이었다. 한동안 조용히 이현을 바라보던 남자가 말했다. “그럼 벗어요.” 경멸 어린 눈빛이 아무런 여과도 없이 남자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남자는 그런 것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기만 했다. “내가 벗는 거랑 그게 무슨 상관인데.” “갖고 싶은 게 있어서요. 마음에 들면 놓아줄게요.” “그게 뭔데요.” “네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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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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