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계약이혼

유로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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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결혼기념일을 빙자해 왜 날 마카오까지 보냈겠어요. 당신의 아내 역할 뿐 아니라 든든한 법률 대리인 역할도 하라는 거죠." "아내 역할이 아니라, 당신은 내 아내야." 그걸 신호로 그의 입술이 다시 다가왔다.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키스였다. 어쩌면 이 순간이 서로에게 가장 솔직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쳤어. 지금 내가 뭘 하려던 거야. 재빨리 손을 내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혹시라도 그가 눈치를 챘을까 싶어 불안해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크루즈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말도 되지 않은 일을 저지르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파르르 눈꺼풀이 떨려 살그머니 뜨자, 그의 도드라지는 목울대가 보였다. 비밀스러운 문을 열고 그가 안으로 들어온 순간이 떠올랐다. “아….”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착각이 아니었다.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마음이 조금씩 그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그저 서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계약으로 이루어진 결혼인데, 끝이 다가오는 시점에 흔들렸다. 고예신. 이혼이 코앞이야.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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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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