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소유, 그리고…

로맨스사랑? 소유, 그리고…

이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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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기도 전에 그의 책상을 지키는 연두색 편지는 가랑비에 옷자락 젖듯 소리 없이 스미는 고백. 오로지 '희'라는 이름만 남긴 채 조용히 쌓여 가던 그 고백의 주인공을 궁금해하던 문학 선생 시혁은 우연히 학교의 자랑인 우등생 가희와 엮인다. 그리고 그 연두색 편지의 발신자가 그녀임을 어렴풋이 알아채게 된다. 받아 줄 수 없는 감정이라 치부했는데도 눈을 뗄 수 없던 가희는 어느 날, 집안의 문제로 가출해 그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고, 7년 뒤 학교 선생이 아닌, 교수가 된 시혁의 앞에 다시 나타나는데……. “선생님은…… 제가 반갑지 않으세요?” “지난 시간이 얼만데. 이런 만남, 반갑다기보다 놀랍고 의외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내가 아무리 수학 교수가 아니라 해도, 네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남았을 나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니 말이다. 스물…… 여섯이던가? 그 나이에 대학 3학년이라니, 그 옛날 한가희의 실력이라면, 몇 번씩이나 대입에 물먹었을 리는 없고, 어디 외국이라도 나갔다 왔나?” “아뇨. 잠시 사회 공부를 좀 했어요.” “사회 공부?” “거창하게 제목을 붙이자면, 자아를 찾아 떠난 여행이랄까요? 훗, 그런데 하산이 너무 늦었나 봐요.” “뭐?” “……결혼,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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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2 너, 내 사람이 되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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