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남자의 순정

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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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날벼락처럼 떨어진 사촌의 자살. 그러나 사무치는 외로움에 짓눌려 가 버린 사촌의 죽음보다 더 그를 괴롭힌 것은 첫눈에 반했는데도 가까이할 수 없었던, 느닷없는 약혼자의 죽음에 힘겨워하는 그녀, 연욱이었다. 가슴에 품은 사실조차 꽁꽁 감춘 채 지내왔던 권욱은 사촌의 죽음에 힘겨워하는 연욱을 두고 보기 어려워. 그동안 머뭇거렸던 발을 움직여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고 꽉 닫혀 있는 연욱의 마음에 노크를 시작하는데……. “네. 정연욱을 서권욱이 사랑합니다.” “그만 가요. 쓸데없이 오래 있었어요.” “…….” “못 들은 걸로 해요. 권욱 씨는 말한 적이 없고 나는 들은 적이 없는 걸로, 아니, 여기 온 것 자체를 지워요.” “언제까지 피할 겁니까. 물에 한번 빠졌다고 해서 평생 수영 안 하고 살 겁니까? 그래요. 평생 물을 무서워하며 산들, 그깟 수영 안 하고 산들 그게 무슨 대수겠습니까. 하지만 인생도 그렇던가요? 살아야 하는 거라면 나아가야 합니다. 나사 빠진 놈이라서 당신 곁에 있었을 것 같습니까? 사랑하니까 연정을 품었으니까 맴돌았습니다. 연욱 씨를 한번 들여다보세요. 자신에게 얼마나 죄를 짓고 있는지. 그 녀석 죽고 회사와 집뿐이었지요. 친구 한번 만난 적 있습니까? 여행을 간 적은? 새 옷을 산 적은요? 미용실은요? 기껏 머리가 길면 짧게 자르러 가는 것밖에 더 있습니까. 제발 녀석을 보내요. 이진석과 정연욱의 시간은 끝났다는 걸 인정해요. 그리고 나를 봐요.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봐 줘요.” “이진석과 정연욱의 시간이 끝났다고 해도 다시 사랑이라는 걸 믿을 일은 없을 거예요. 나도 이젠 철이라는 게 들었거든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요? 하.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진석이도 그 말 참 자주 많이 했더랬죠. 평생 한두 번 이상을 하지 못할 것 같이 숫기 없던 이진석이도 말이에요. 그러고는 뒤통수를 제대로 쳤죠. 그래서 알게 된 거예요. 사람의 세 치 혀는 믿을 게 못 된다는 걸. 그 세 치 혀를 놀리는 사람의 마음은 더더욱 믿지 말아야 한다는 걸.” “연욱 씨, 당신이 지금 상처 입고 누구든 할퀴고 싶어 한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사랑 자체를 의심하지는 말아 줘요. 저는 어머니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면서 자랐고 아버지에게서 사랑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의심하지 않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제 마음을 못 믿겠거든, 저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믿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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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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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황후, 궐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