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촉촉

당당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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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가 올 때(When it rains) - 당당당당 “내일, 비가 올까요?” 사랑을 알아차렸던 순간에도, “비가 그칠 거야. 가야 해.” 너에게 비밀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도, “사랑이 끝나지 않을까 봐 두려워.” 네가 이 사랑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도, 빗소리는 언제나 우리를 감쌌다. “이든. 나는 널 놓아주지 않을 거야.” 네가 말도 안 되는 미신을 믿는다고 해도, 어떤 종류의 강박을 가지고 있어도, 혹은 네 비밀이 아주 나쁘더라도. 너를 사랑할 것이다. 비와 비밀, 그리고 너. 비가 내리는 날 펼쳐지는 마법 같은 로맨스. * 2. 머리에 꽃만 안 달았지 - 전여린 머리에 꽃만 안 달았지 비만 왔다 하면 머리에 꽃 단 것도 아니면서 미치는 3년 차 대리 이화영, 비 오는 날 회식을 하고 필름이 끊겼다 돌아와 보니 옆엔 햇병아리 신입 사원인 강서주가 누워 있었다. “야, 어제 우리 했어?” “사랑해서 미안해요.” 무슨 말을 해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강서주 때문에 화영은 미쳐 버릴 것 같다. 사실은 안 미친 여자 화영과 손에 꽃을 든 미친 남자 서주의 촉촉한 로맨스. * 3. 조우(朝雨) - 진새벽 십여 년간 발길조차 하지 않았던 이 낯선 곳 가척에서 나를,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성게처럼 가시를 세운 내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다시 내 어깨를 붙들며 물어왔다. “주이경. 이경아, 이경아. 나야. 해우.” “……해우?” 해우. 그 이름을 내뱉자 파도가 너울이 되어 오듯 그리움이 왈칵 나를 적셔 들었다. 그래, 그 애였다. 꼭 내 이름을 두 번씩 부르던, 이름에서 비 냄새가 나던 그 애. “권해우.” 가만히 혀를 굴려 떠오른 그 애의 이름을 내뱉어 보았다. 그러자 그 애는 거짓말처럼 환하게 웃었다. * 4. 천사가 돌아왔다(with rain) - 차선희 “그거 알아? 오감 중에 미각이 제일 오래 기억에 남는 거?” 제 입술로 눈물을 훔치며 그는 말했다. “이제 난 널 생각하면 제일 먼저 이 눈물 맛부터 떠오를 거야.” 그리고 사라졌지. “네가 내 집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주혜기였기 때문이야. K-story 때문이 아니라.” 젠장. “그럼 난 여기에 더 있을 필요가 없어요, 작가님.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주혜기이기 때문이 아니라 K-story의 TF팀이기 때문이니까요.” 12년 만에 그가 돌아왔다. 죽어도 잡아야만 하는 작가 혜기로. “늦어서 미안.” 그 말에 바보처럼 펑펑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의 천사가 돌아왔다. 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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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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