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이러려고 재택근무한 게 아닌데

망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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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코로나 확진자가 몇 사람 발생해 재택근무를 하게 된 제약회사 온라인 영업팀의 정나현. 업무 중에 옆집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려오고, 이내 그것이 성인용품이란 걸 알게 된다. 그때부터 그 소리에 날을 세우는데, 다음 날에도 같은 소음이 이어지고 업무 방해를 받자 항의하려 옆집을 찾아간다. 뜻밖에도 옆집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차 팀장님? 차동주 팀장님 맞으시죠?” ------------------------------------------------ 「정나현 씨? 아, 뭡니까. 왜 문자랑 전화를 다 씹었어요?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얼마나 걱정한 줄 압니까?」 거친 숨소리와 함께 차동주가 구시렁거렸다. “…팀장님.” 말을 하는데, 목소리가 염소가 매에-하고 울듯이 바들바들 떨리게 나왔다. 나는 말을 멈춘 채 숨을 골랐다. 너무 기막힌 상황에 직면해서 그런가 울고 싶기도 하고 웃고 싶기도 한 복잡다단한 심정이었다. 「목소리가 왜 그래요? 지금 무슨 일 있는 거죠?」 “그, 그게… 빠지지를 않아서요.” 겨우 목소리를 쥐어 짜내서 흐느끼듯 주절거렸다. 「예? 무슨 말이에요?」 “시크릿 허니가 몸에서 빠지지 않는다고요.” 「하!」 기막힌 탄성 소리가 귀를 울렸다. 나는 죽고 싶은 기분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걸 시킨다고 덥석 한 나도 문제지만, 그보다도 이런 걸 시킨 인간이 밉살스러워진다. 「119 부를까요?」 “악! 안 돼요. 무슨 119예요? 이 상태로 실려 가면 죽어버릴 거예요. 쪽팔려서 못 살아요.” 절대 안 된다는 듯 완강히 거부하자, 차동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미안해요. 무리한 일을 시켜서. 일단, 문 좀 열어봐요. 만나야 방법을 생각하죠.」 “그걸 꽂고 있는데요?” 울먹이는 투로 말하자, 웃는 건지 비웃는 건지 큭, 하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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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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