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불속연

SEOBANG

17

그날, 이화원(梨花圓)은 총성과 비명, 그리고 피로 가득 찬 아비규환이었다. “서 태후를 찾아라! 일단 의심되는 계집이라면 모조리 잡아!” 류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 용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 계집을 찾아 복수하는 것. 그에게는 조금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방아쇠를 한 번만 당기면 된다. 그러나. “……서린.” 알고 말았다. “내 이름이에요.” 제게 있는 줄조차 몰랐던, 욕정의 이름을. *** 기억을 잃은 후에도 머릿속 깊숙이 새겨져 있었던 이름의 주인, 린. 그저 복수의 대상일 뿐이었던 린과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류의 혼란은 점점 커져만 가고. 결국에는 인정하고야 만다. 그녀의 예언이자 저주가 이루어졌음을. 그리하여, 이 여자와 같이 살아가고 싶어졌음을. “용두가 되세요, 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가요.” 하지만 눈앞에 놓인 건, 두 사람이 함께 통과할 수 없는 아주 좁고 뜨거운 길뿐. “분명히 말했어. 난 그럴 생각 따위 없다고.” “이젠 있어야죠.” 그럼에도 여자는 뛰어들라고 말한다. “나를 지키려면.” 불길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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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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