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혐오하세요, 공작님

로맨스나를 혐오하세요, 공작님

이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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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진심으로 믿었다니, 무척 안타깝고 안쓰러워요. 공작님.” 사고 후 눈을 떠 보니 좋아하던 소설 속 악역 조연으로 빙의했다. 무려 남주에게 악독한 술수를 써 억지로 밤을 보내려다 지독한 혐오를 사게 되는 사비나 에뒤아르의 몸으로. 기왕 이렇게 된 거, 내 최애 소설을 가까이서 직관하다가 주인공들이 원작대로 이루어질 때쯤 눈치껏 빠져주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무언가 잘못 흘러가고 있었다. “그대는 나의 인내심을 칭찬해 줘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참고 또 참아요.” 날 혐오해야만 하는 남주인 아드리안은 매 순간 이런 식으로 혼을 쏙 빼놓질 않나. 아드리안의 짝이어야 하는 알렉시스는 원작의 궤도를 일탈하다 못해 새로운 캐릭터로 탈바꿈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영애. 공작과 파혼하고 내 황후가 되겠나?” 심지어 원작에선 제대로 된 등장조차 없었던 황제가 나더러 황후가 되란다. 내 최애 소설……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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