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미온한 동정

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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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부하 직원인 강도경에게 이혼 사실을 들켜 버렸다. 사유가 그 사람의 외도 때문이라는 것까지, 전부. "굳이 힘들게 입 다물고 있지 말고 말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해요. 아니면 내 약점이랍시고 이용해도 되고." 어차피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될 일이었다. 그의 눈빛에 어린 동정을 읽은 주영은 모진 말을 내뱉었지만. “……괜찮으세요?” 그는 누구 하나 궁금해하지 않던 그녀의 안부를 물어 왔다. 그저 동정일 뿐이라고 생각한 그 한마디가 사실은 애정이었음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좋아해요.” 가슴을 간질이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자신도 답을 내놓지 못한 물음을 그에게 넘겼다. 이토록 진심인 그에게. “내가, 도경 씨를 마음대로 휘둘러도 괜찮아요?” “파트장님이 그걸 원하시면…… 저는, 상관없어요.” 원하는 게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저를, 이용하세요.” 그는 겁도 없이 자신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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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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