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모킹버드

SI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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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어느 날,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이원구가 연쇄 살인범의 자식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악착같이 공부해 경찰이 된 건 아버지와 같은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렇게 서른셋, 어느 날. 순찰을 돌던 원구는 인사불성이 된 남자를 발견하고 ‘저곳에서 마약을 했다’는 남자의 말에 낡은 저택을 수색하러 들어간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주사기들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던 원구의 등 뒤로 문이 닫히고 구속당한 채 약에 취한 몸으로 눈을 떴을 때 그를 반긴 건, 하얀 새 가면을 쓴 채 웃고 있는 남자였다. * “걱정하지 마, 너는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양 볼을 감싸는 손길에는 어떤 다정함이 있었다. “죽이지 않는, 다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지 모르겠지만, 뭐. 나름 재미있을 거야. 물론 나만.” 그게 더 무섭고 소름 끼쳐 온몸에 닭살이 돋아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재미있게 여기는 사람치고 제정신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차라리, 죽이시죠.” “그럴 수는 없어. 넌 재미있을 것 같거든.” 꼭 새로운 장난감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눈물의 왕자는 기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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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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