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매화장

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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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범화가 품다 버린 폐물을 내 집에 들이면서 좋은 일이라고?” 소중했던 모든 것을 잃고 전쟁터를 떠돌던 묵연. “날 살려둔 걸 후회할 거요! 나는 반드시……, 이 집안을 도륙 낼 테니까!” 묵연의 손에 멸망한 월나라 황제에게 사랑받던 남첩 이랑. 가슴에 사무치는 고통을 끌어안은 채 두 사람은 죽이고 죽임당하기 위해, 서로를 탐하여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깊이 얽매여 빠져든다. * “다시…… 말해 주오.” “사랑한다.” 제 고백을 들으며 한두 방울씩 눈물을 떨구던 이랑이 이내 섧게 울었다. 그 등을 끌어안아 제 품을 내어주며 묵연은 슬픔이 더 서럽도록 다정하게 그를 다독였다. “사랑해.” 이 말은 영원토록 이랑에게 거짓으로 남겨질 터였다. 정인을 죽인 원수의 거짓. 아무리 진심을 말한다 해도 이랑에겐 그 이상의 의미가 될 리 없었다. 사랑하고, 마음을 나누는 그 꿈 같은 바람은 평생토록 이루어질 리 없는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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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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