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비하인드 더 씬 (Behind the Scene)

봉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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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은 부족하지만 예쁜 외모로 금세 주연 배우를 꿰차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른 진주희. 진주희의 연기와 인기는 반비례 관계라는 불명예를 벗고자, 그동안 해 왔던 연기와는 결이 다른 무조건의 조건의 여주인공 역할에 도전하기로 한다. 늘 그래 왔듯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진주희, 무조건의 조건 하차하나? 이유는…] 갑작스러운 캐스팅 취소, 이유는 대본 리딩을 지켜보던 드라마 원작자가 주희의 연기에 아연실색했기 때문이란다.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은 주희는 눈물을 머금고 드라마의 원작자, 재희를 찾아가고. “저 좀 도와주세요, 작가님.” “…….” “만약 작가님한테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요, 그때는.” 촉촉하게 젖은 속눈썹 아래의 눈동자가 그를 응시했다. 제발, 제발. “그때는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게 무슨 일이든지요.” “…….” “제 목숨 하나 바쳐서, 네?” “……촬영 때까지 연기 연습이나 하세요.” 주희의 눈물겨운 호소에 기회를 줘 보기로 한 재희. 두 사람은 드라마 촬영 전까지 연기 연습에 돌입하기로 하고, 그렇게 재희의 집에서 정체불명의 연기 연습이 시작되는데……. *** 키스 씬. 그저 입술만 맞대는 것이 고작이었던 그녀의 키스 씬 역사상 처음으로 남의 혀가 제 입 속으로 들어왔다. 깊숙이 입 안을 파고들었던 몰캉한 혀가……. 내 입 안으로 혓바닥이……. 주희가 누운 채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혀를 넣으시면 어떡해요…….” “저도 모르게…….” 덩달아 재희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거친 목소리가 잇새로 새어 나왔다. “불쾌했으면 미안합니다.” 전혀 불쾌하지 않아서 문제라면 문제였다. “불쾌하지 않았어요.” “다행이네요.” “또 하고 싶은데.” 자신이 질러 놓고는 그의 반응을 보고 듣는 게 무서워 주희는 여전히 눈을 가린 채였다. 아예 소파에서 일어났다. 너무 민망해서 더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저는 가 볼게요. 늦었으니까. 오늘은 여러모로 수고 많으셨어요.” 주희가 외투를 가지러 그를 지나쳐 가려는 찰나 재희가 주희의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붙잡았다. “그……. 키스 씬 한 번 더 있잖아요.” “…….” “마저 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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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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